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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에서 만난 첫사랑 비슷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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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를 하면서 가장 이상하고도 설레던 기억이 하나 있다. 게임 안에서 만난 어떤 캐릭터와의 묘한 감정선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했을 수도 있는데, 그때는 정말 진지했다.

같은 혈맹에 있던 캐릭터였다. 처음엔 그냥 같이 사냥 다니는 동료였다. 함께 몬스터를 잡고, 아이템을 나누고, 위험한 순간엔 서로 도와주는 그런 관계.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특별한 감정이 생겼다. 그 사람이 접속하는 시간을 기다리게 됐고, 채팅으로 나누는 대화가 점점 길어졌다.

얼굴도 모르고, 나이도 정확히 몰랐다. 그저 채팅창을 통해 알게 된 성격과 말투, 그리고 함께 보낸 시간들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이 로그인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고, 오프라인이면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사냥할 때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제일 먼저 그 사람을 찾게 됐다.

한번은 공성전 준비로 다들 바쁘던 날, 잠깐 둘이서만 조용한 사냥터로 가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딱히 특별한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그 시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채팅창에 뜨는 텍스트 하나하나가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결국 그 관계가 어떻게 됐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 그 캐릭터가 게임을 접었는지, 아니면 내가 접었는지, 흐지부지 연락이 끊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감정 자체는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에게 느꼈던 그 설렘이,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이 그 시절엔 지금보다 훨씬 낯설고 신비로웠다. 그 안에서 만난 인연들, 특히 그런 미묘한 감정을 나눴던 순간들은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하나의 인생 경험이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그때 그 닉네임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가끔 궁금해진다.

[이미지출처] https://lineage.plaync.com/board/pic/view?articleId=567a4399d543df0001f61b89&categoryId=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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