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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 이름 짓는 데만 30분 넘게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뭔가 있어 보이면서도 너무 오글거리지 않는 이름,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이 안 쓴 이름을 찾는 게 은근히 어려웠다.
친구들끼리 서로 이름 지어주기도 했다. “이거 어때, 멋있지 않냐”면서 서로 아이디어를 내던 시간이 꽤 재밌었다. 결국 고민 끝에 정한 이름으로 몇 년을 그 캐릭터와 함께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한 이름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때는 그게 나를 대표하는 진짜 이름 같았다.
캐릭터 이름이 곧 그 사람의 평판이 되기도 했다. 어떤 이름은 잘 싸운다고 소문이 나서 다들 알아봤고, 어떤 이름은 사기꾼으로 낙인 찍혀서 아무도 거래를 안 해줬다. 실제 얼굴은 몰라도, 그 이름 하나로 신뢰가 쌓이고 무너지고 했다.
가끔 옛날에 만들었던 캐릭터 이름을 떠올려본다. 지금도 그 이름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반가운 기분이 든다. 그 시절의 나를 대표했던 또 하나의 자아 같은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