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 실시간 채팅
로그인 후 채팅을 볼 수 있어요

첫 캐릭터가 죽던 날, 나는 진짜로 울 뻔했다

조회 8

지금 생각하면 웃긴 얘기지만, 그때는 정말 심각했다. 며칠 밤낮으로 키운 캐릭터가 사냥터에서 순식간에 죽었을 때의 그 상실감. 화면에 뜬 “사망하였습니다”라는 메시지 한 줄이 그렇게 무겁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사연은 이랬다. 레벨업이 조금 더뎌서 평소보다 위험한 사냥터에 갔다. 파티도 없이 혼자였다. 처음엔 괜찮았다. 몬스터들을 하나씩 잡으면서 경험치가 차오르는 걸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화면 구석에서 빨간 이름표를 가진 몬스터 무리가 몰려오는 게 보였다. 도망칠 타이밍을 놓쳤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어 있었다.

체력바가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물약을 다급하게 눌렀지만 손이 떨려서 제대로 클릭도 안 됐다. 그리고 화면이 하얗게 변하면서 사망 메시지가 떴다.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아이템을 떨어뜨렸을까, 경험치는 얼마나 깎였을까 하는 생각보다 먼저 든 감정은 그냥 “허무함”이었다.

부활 지점으로 돌아와서 죽었던 자리로 다시 달려갔다. 다행히 아이템은 그대로 있었다. 그런데 그걸 주우면서도 마음이 좀처럼 진정이 안 됐다. 며칠을 키운 캐릭터가 한순간에 사라질 뻔했다는 그 아찔함. 지금이야 죽어도 별거 아닌 일이지만, 그때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진짜 나의 분신 같았다.

그날 이후로 사냥 갈 때마다 훨씬 신중해졌다. 파티를 꼭 구해서 갔고, 위험 신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바로 후퇴했다. 어떻게 보면 그 죽음 한 번이 나를 더 성장시킨 계기였던 셈이다. 게임 안에서 겪은 위기가 현실의 조심성으로 이어졌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요즘도 가끔 그때 그 사냥터 이름이 떠오른다.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가물가물한데, 그 순간의 긴장감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그게 진짜 몰입이라는 걸 처음 경험한 순간이었을 거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