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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거래하다 사기당했던 그날, 그리고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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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를 하면서 제일 뼈아팠던 기억을 꼽으라면 단연 그 거래 사기 사건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을 정도로 순진했지만, 그때는 정말 순수하게 사람을 믿었다.

당시 나는 몇 주 동안 모은 아이템을 팔려고 했다. 꽤 괜찮은 무기였고, 시세도 나쁘지 않았다. 자유게시판 비슷한 커뮤니티에 판매글을 올렸더니 금방 연락이 왔다. 상대방은 능숙하게 거래 방법을 제안했다. “선입금 해주면 바로 보내드릴게요”라는 말에, 나는 별 의심 없이 그러겠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그때는 게임 안의 관계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다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니까, 라는 막연한 믿음. 그렇게 아이템을 먼저 넘겼다. 그리고 상대방은 그대로 접속을 끊었다.

몇 시간을 기다렸다. 혹시 사정이 있어서 늦는 건 아닐까, 정말 나쁜 의도가 아니었을 거라는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어도, 그 다음날이 되어도 연락은 없었다.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사기당했다는 걸.

한동안은 정말 게임할 의욕이 안 났다. 며칠 동안 모은 아이템이 허무하게 사라졌다는 상실감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컸던 건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었다. 온라인이라고 해서 다 믿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 뼈저리게 배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사건 이후로 오히려 더 신중하고 현명한 플레이어가 됐다. 거래할 땐 반드시 직접 만나서 동시에 주고받는 방식을 고수했고, 낯선 사람의 달콤한 제안은 한 번 더 의심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잃었던 아이템값보다, 그 경험으로 얻은 교훈이 훨씬 값졌던 것 같다.

요즘도 온라인에서 누군가와 거래할 일이 있으면 그때 기억이 스친다. 아픈 기억이지만, 결국 나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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